모음 글

조개 이야기

zephyr 2012. 6. 21. 17:40


못난 조개가 지보다 더 못난 해삼하고

연애를 해서 얼마 뒤 자식을 낳았다.

낳아놓고 보니 생긴 게 너무 엉망이고 흉측한지라

놀란 해삼과 조개가 마주보고 이구동성으로
“이게 멍기요?”

이리하여 그 첫마디가 이름이 되어

그만 멍게는 멍기가 되어버렸다.

못 생겨도 너무 못 생긴 멍기는 바닷속 이곳저곳에서

왕따가 되어 떠돌다가 지보다 더 못 생기고 징그러운 개불을 만나
이심전심 사랑하게 되어 두 몸이 한 몸 되어 응응응을 하고

얼마 뒤 자식을 나았는디 그넘이 바로?

“미더덕.” 

 

'모음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곱가지 망조  (0) 2012.07.05
쓰레기 청소차 어디 없나요?  (0) 2012.06.29
나중에 성공하면..  (0) 2012.06.21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0) 2012.05.29
낯을 들수가 없습니다.  (0) 2012.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