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머리말

zephyr 2010. 11. 29. 14:45


 

 “모든 언어는 유한한 규칙을 사용하여 무한한 문장을 만든다.”
  (Every language makes infinite use of finite rules.  - Wilhelm von Humboldt - )

 

우리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울 때 그 어법을 배우는 것은 실생활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할 수 없으니 이 “유한한 수의 규칙(finite rules)”을 도구로 삼아
무한한 문장을 이해하고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일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즉 학습영문법의 존재 이유(rationale)는 우리가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읽기

부터 시작해서 쓰기, 듣기, 말하기까지 영어를 되도록 짧은 기간에 쉽게 배우자는데

있다. 

그간 우리의 학습 영문법들 중에는 한 시대를 풍미하던 역작들이 적지 않았다.
60년대 유진의 영어구문론, 70, 80년대 안현필의 삼위일체, 송성문의 성문종합영어,
90년대 이찬승의 능률영어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도 학습자들이 단시일에 읽어 보고 영어어법의 대강을 이해함으로서

문법에 대한 혼란과 부담 없이 실제의 영어공부에 힘을 기우리게 해주는 문법책은

아니었다.
우리의 영문법에 고착된 오류도 여전했고 어법을 설명하는 논리도 여전히

비합리적이였다.

이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그간의 영문법을 재평가, 재정리하여

한 국가의 문화수준에도 어울리고 영어공부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검증된

(tried-and-true) 영문법을 만들 때가 아닌가 한다.

그리하여 학습자들에게 영어를 보는 시각, 영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제시해 줘야 할 것이다.

기존의 우리 영문법은 5형식, 동사의 시제, 준동사, 분사구문, 가정법, 명사와 관사,

선행사와 관계사, 수동태 등 어법 전반에 걸쳐 재평가, 재정리가 절실하다. 

기존의 체제를 온통 뒤엎거나 전면 부인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 

진정한 개혁은 부실한 체제를 점진적으로, 합리적으로 새롭게 고쳐나가는 것이라

믿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 영문법의 용어나 체제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혼란스럽고

쓸모없는 내용들은 추려내고 영어의 기본적인 어법들에 대해 간결하고 정확한

설명으로 새로운 모습의 영문법을 만든다면 그것은 우리의 영문법에 커다란

개혁이 될 것이다. 

 

“문법학자의 일은 복잡한 언어 현상을 풀어내어 가능한한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The task of the grammarian is to unravel the complexities of language, and,

as far as possible, simplify them.)
학습영문법의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우면 어법이 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방해하여 해롭기만 하다.

 

Pascal의 말은 인상적이다.
“예수는 중대한 일도 별 것이 아니라는 듯이 간단하게 말했고 사람들이 잘 알아

들을 수 있게 분명하게 말했다. 이 간결함과 명료함의 결합은 놀라운 일이다.”

 

학습영문법을 재정리하는 데에는 이 간결함과 명료함이 척도가 되어야 하겠다.

본서의 내용은 저자 개인의 독단적인 주장이나 생각이 아니고 권위있는 원어민 

문법학자들의 원서를 기초로 했다.

용례로 들은 예문들은 주로 Macmillan English Dictionary에서 인용했다.
본서를 읽는 독자가 영어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예문에 일일이 해석을

필요가 있을 것인가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것은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도 염두 둔 것이다.    

 

모쪼록 보다 능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검증된 영문법이

완성되어 우리 영문법에 대한 끊임없는 시비와 불신에 종지부가 찍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