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울 때 문법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만, 학습영문법이
모국어의 문법지식, 모국어의 문법적 의식(grammatical consciousness)을
가지고 영어를 대하게 되는 학습자들에게 혼란을 덜어 주고 정확한 어법을
배우도록 영어와 모국어의 차이를 설명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어민 영어 교사가 영어를 가르치더라도 " parse "(문장을 문법적으로 분석
하다)" 하기 마련이다.
학습영문법의 근거(rationale)는 모국어와 다른 영어를 문법적으로 분석해
영어 어법 전반을 이해시키는데 있다.
그리하여 학습자로 하여금 처음 들어 보는 영어도 이해를 하고 새로운 문장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간의 영문법은 명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전치사, 접속사, 감탄사등
영어의 8품사를 중요한 내용으로 삼고 있지만, 실상 동사를 제외한 남어지는
문장에서 하는 역할이 우리말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들을 어법의 항목
으로 다룰 필요가 크지 않다.
동사는 영어 문장의 형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겠으나 남어지 품사들은 해당 단어의 의미와 그 쓰임새를 영어 사전
에서 찾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영어를 배울 때 우리에게 필요한 영문법은 영어 문장을 구성하는데 있어
우리말과 다른 어법, 우리말에 없는 어법을 설명해 영어 문장의 전반적인
어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문법이다.
예컨대, 문장의 형식, 시제, 준동사, 관계사, 가정법, 분사구문, 관사의 용법등이
그런 것이다.
모든 언어의 공통 어법을 학습 영문법에서 새삼스레 다루는 것은 낭비이다.
예컨대, 직접 화법에서 사용된 now, tomorrow, here는 간접 화법에서는
각각 then, the next day, there로 바꾸어야 한다는 식으로 "화법"이라는 문법을
설정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은 어느 언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어의 품사가 문장에서 하는 역할은 우리말의 품사와 대동소이하다.
학습 영문법에서의 품사론은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문법을 보는 시각을 위해 하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