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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더 이상 변방국가가 아니다

zephyr 2010. 4. 6. 14:58

英 FT지 "한국, 더 이상 변방국가 아니다"

“오랜 염원인 선진국 대열 진입의 직전 단계”라고 평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지는 2월 25일자 칼럼을 통해 한국이 더 이상 중국과 일본의 그늘에 가린 변방국가(underdog)가 아니며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필링(David Pilling. 아시아 편집인)은 “한국은 더 이상 변방국가 아니다(South Korea is no longer the underdog)” 제하의 칼럼에서 한국이 경제와 외교적 성과를 올리면서 오랫동안 갖고 있던 변방국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이 칼럼은 인도 수준의 경제 규모와 영국을 능가하는 수출 규모로 한국을 더 이상 중국과 일본에 가린 변방국가로 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위기 극복 및 경기부양, 일자리 창출, 녹색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오랜 염원인 선진국 대열 진입의 직전 단계라고 봤다.

이어
UAE 원전 수주 및 한국 기업의 선전이 눈부시다고 피력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최대 아시아 우방국으로 부상하고 G20을 개최하는 외교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칼럼의 번역문이다.
 

한국은 더 이상 변방국가 아니다
(South Korea is no longer the underdog)

 

한국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이번 주 벤쿠버에서 올림픽 우승을 가르는 빙판 위의 연기를 펼칠 때, 올해 20살인 김연아의 어깨에는 한국의 국가 자긍심이 달려있게 된다.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을 둘러싼 거의 히스테리아에 가까운 한국에서의 관심은, 그의 최대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가 식민지배국이었던 오래된 경쟁국 일본 출신이기 때문에 더욱 격렬하다.

주변국 중국과 일본에 가려져 세계에서 외면당하다시피 해온 변방국가(underdog)라는 인식을 가져온 한국에서, 국제무대에서의 스포츠 승리는 매우 감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변방국가라는 한국의 위상은 점차 지워되고 있다. 한국의 인구는 인도의 20분의 1에 불과지만, 한국의 경제 규모는 인도와 맞먹는다. 한국은 영국보다 더 많은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다. 이 같은 통계는 영국이 여전히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더욱 놀라운 것이 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니의 저가 아류로 인식됐던 삼성은 지난해 휴렛패커드를 추월해 매출 규모에서 세계 최대 IT 기업으로 올라섰다.
올해 삼성은 일본의 최상위 15개 전자 기업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는 위기도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것이 되었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은 침체에 빠지거나 부채 덕분에 위기를 가까스로 면한 반면, 한국은 이미 강력한 성장세를 회복했다. 2009년 현상유지를 기록한 경제는 올해 4.7% 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예산적자는 GDP의 불과 2% 수준으로, 이는 케인즈식 사고가 지배하는 가운데 분명 극히 적은 수준이다.

도시화되고, 세련됐으며, 인터넷으로 무장하고, 구매력 기준으로 약 2만8천 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최대 라이벌인 일본보다 불과 5천달러 낮은 ―가진 한국은 오래 염원해왔던 선진국 대열 합류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제는 18개월 전 어느 누구도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선전해왔다. 당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금융권 위기에 대한 암울한 예측을 내놓았었다.
그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신속히 대응해 150억 달러 규모의 금융안정기금을 마련하고, 미국, 일본, 중국과 9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을 체결해 원화를 안정시키는 데 일조했다.

외교관들은 최대한의 자금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본과 중국을 서로 경쟁시켰다는 점을 자랑했다. 정부는 또한 정확히 필요분야를 겨냥해 재정부양책을 이행하고, 고용창출과 녹색 경제에 역점을 두었다. 몇몇 기업들의 경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일례로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미국과 프랑스, 일본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200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을 수주했다.
서울은 향후 20년간 4천억 달러에 이르는 원전 수출 실적을 올릴 것을 예측하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디트로이트 상황에서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자동차메이커 현대는 불과 12개월 만에 미국시장 점유율을 3.7%에서 4.4%로 늘렸다. 도요타가 직면한 문제들은 현대의 동력에 보탬이 될 뿐이다. 현대는 도요타 차 고객이 현대차로 차를 바꿀 경우 1,000달러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수출은 전반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부양책으로 뒷받침되는 중국 건설호황이 필요로 하는 장비를 제공하는 대규모 공급원이 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DVD레코더 및 기타 전자제품은 전보다 인색해진 소비자들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따낼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가격범위를 제시하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의 최고 70%를 점하고 있는 신흥시장들에 대한 높은 노출정도로 도움을 얻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엔화 강세와 최근까지의 원화 약세 등 통화 간 뚜렷한 환율조정으로 더욱 혜택을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사 권구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위기 이후 사태는 결정적으로 한국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논평했다.
 
‘주식회사 한국’의 성공은 새로운 외교적 자신감과 맞물리고 있다. 미일관계는 주일미군기지 문제 이견으로 정상보다 불안전해졌다. 미중관계는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문제와 사이버보안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런 상황은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고 우방국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고, 이는 한국의 올 G20 정상회의 의장국 자격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요인이 되었다.
 
한국은 물론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성공은 삼성 같은 거대재벌의 영향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아직 그들이 세계일류 혁신기업들임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부문은 저개발 상태에 있다.

 
노동시장은 高가치산업으로의 신속한 자원 재배정을 모색하고 있는 경제 치고는 너무 경직돼 있다. 한국의 중국 편승 추세도 일단 거대 이웃나라 중국이 비틀거릴 경우 책임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한국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한국이 생산성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한, 이 나라의 감소하는 노동력은 일본형 성장수준을 나타낼 탐탁하지 않은 가능성을 던질 것이다. 물론 이들 문제의 대부분은 -일본의 문제와 같은- 성공의 따른 결과이다.

1960년대에 아프리카 사하라 수준과 맞먹었던 1인당 국민소득에 머물렀던 한국경제는 이제 영국 및 프랑스를 바싹 뒤따르고 있다.

실로, 한국은 변방국가 지위 뒤에 숨어 있기에는 너무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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